국역 학봉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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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봉속집 4권 서(書) ●집아(潗兒)에게 답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이여유(李汝唯) 노(魯) 에게 답한 편지 계사년(1593, 선조 26)

학봉속집 4권 서(書) ●권호원(權灝元) 문해(文海) 에게 보낸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월천(月川) 조목(趙穆)에게 답한 편지 이하는 습유(拾遺)이다.

서울에 머물러 있는 사이에 해가 이미 바뀌었습니다. 서글픈 마음으로 동각(東閣)을 바라보니 친구를 그리는 생각이 간절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차에 보내 주신 서찰을 받들었으니, 위로됨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저는 보름쯤에 장차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인데, 여러 달 동안 병을 앓은 나머지 또다시 한질(寒疾)이 들어 현재 이불 속에서 신음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안으로는 출발할 수 있을지를 기필할 수가 없습니다. 객지에서 곤경을 당함이 이루 말할 수조차 없지만 어쩌겠습니까.
듣건대, 당신께서는 다른 사람의 말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는 도에 흠이 있으며, 벼슬자리에 있으면서 일을 조처함에 있어서도 너그럽지 못하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에서 이런 말이 떠도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바깥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것이야 돌아볼 것도 못 되지만, 그러나 자신에게 돌이켜 반성하는 도리에 있어서 어찌 사실이나 아니냐를 따지겠습니까. 형편없는 저는 일찍부터 당신의 높은 풍모를 흠모하면서 평소에 교분을 맺어 왔으니, 들은 것이 있는데 어찌 감히 고해 주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붕우간의 도리가 없어진 지 이미 오래 되어서 정직하고 성실한 친구를 볼 수가 없습니다. 저 성일이 당신께 이런 마을 하는 것은 감히 저 스스로 세 가지 이로운 벗으로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이는 실로 약한 자가 선수치는 법인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서신을 왕래하면서 병통에 따라 치료할 약을 내어 사문(師門)을 욕되게 하지 않기를 천만 간절히 바랍니다. 뵙지 못하는 동안에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주D-001]세 가지 이로운 벗 : 사귀어서 유익한 세 가지 종류의 벗을 말한다. 《논어(論語)》 계씨(季氏)에, “유익한 것이 세 가지 벗이요, 손해되는 것이 세 가지 벗이다. 벗이 곧으며, 벗이 성실하며, 벗이 보고 들은 것이 많으면 유익하다. 벗이 외모만을 잘 꾸미고, 벗이 유순하기만 하고, 벗이 말만 잘하면 손해가 된다.” 하였다.

학봉속집 4권 서(書) ●집아와 굉아에게 답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집아에게 부친 편지 계사년(1593, 선조 26)

학봉속집 4권 서(書) ●집아와 굉아(浤兒)에게 답한 편지 임진년(1592, 선조 25)

학봉속집 4권 서(書) ●집아(潗兒)에게 부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여러 조카들에게 부친 편지

바다를 건너온 뒤로는 흡사 딴 세상 사람이 된 듯하여 비록 꿈속에서라도 서로 만나 보고자 하였으나 역시 그럴 수조차 없구나. 너희들은 각자 부모님을 모시고 별 탈 없이 잘 있느냐? 집아(潗兒)가 돌아갈 적에 편지를 부쳐 보냈으니, 이미 받아 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4월 그믐날에 비로서 대마도(對馬島)에 도착하였는데, 그날 세찬 파도가 치는 것이 참으로 두려웠는바, 옛 시(詩)에 “대장부가 이곳을 지나가지 않으면 어떻게 험난함을 알겠는가.[丈夫不經此何以知險艱]”라고 한 것이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대마도에 들어온 이후로는 모두 해안가를 따라 항해하였는데, 왜선(倭船) 백여 척이 항상 호위하고 갔으며, 바람이 불지 않을 적에는 작은 배를 연결하여 배를 끌고서 갔다. 곳곳에서 관소(館所)을 설립하고서 접대하여 군핍한 일은 없는 듯하며, 나 역시 수질(水疾)을 앓지 않아 비록 태풍을 만나기는 하였지만 마치 재각(齋閣) 속에 앉아 있는 것 같았으니, 이 역시 하나의 다행한 일이다.
물길로 3일 동안 와서 비로소 도주(島主)가 사는 곳에 도착하여 국서(國書)를 전하고 향례(享禮)를 받았다. 배를 띄우기만 하면 일기도(一岐島)에 도착할 것인데, 일본측의 선위사(宣慰使)가 나올 것이라고 하면서 이처럼 만류하니, 답답하다. 모레 바람이 순하면 기어코 배를 출발시키려고 하는데, 출발할 수 있을지 기필할 수는 없다.
나의 기후는 평안하여 집에 있을 때보다 덜하지 않다. 그런데 배 안에 전염병이 잇달아 생겨 네 척의 배에 탄 사람 10여 명이 앓아 누웠다. 이에 부득이 왜선을 빌려서 내보냈는데, 이 뒤로는 다시 어떠할지 모르겠으니, 몹시 염려스럽고 염려스럽다. 종가(宗家)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모름지기 잘 유념하라. 그리고 부지런히 학문을 연마하여 가문의 명성을 떨치기를 천만 간절히 바란다.
이 편지는 보름날 썼는데 일이 있어서 미처 발송하지 못하였다. 며칠 사이에 격군(格軍) 2명이 잇달아 죽었으니 몹시 염려스럽구나. 앞으로 가게 될 서해도(西海道) 두 개 주(州)가 새 왕에게 복종하지 않아 4월 22일부터 싸움을 시작하여 28일에 끝났는데, 두 개 주의 수령(守令)과 두목(頭目) 20여 명을 참수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선위사가 나오지 못하였다고 하니, 우려되는 마음이 어떻겠는가.

학봉속집 4권 서(書) ●여러 생질(甥姪) 유복기(柳復起), 유복립(柳復立), 유인영(柳仁榮) 에게 부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신공직(辛公直) 상절(尙節) 에게 답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삼계서원(三溪書院)의 유생들에게 답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이공저(李公著) 성중(誠中) 에게 답한 편지 계사년(1593, 선조 26)

삼가 2월 16일에 보내 주신 편지를 받고 영공(令公)께서 중국 장수를 호위하여 송경(松京)에 도착하였으며, 군대의 일로 긴박한 가운데에도 신상(神相)을 잘 보중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몹시 위로가 됩니다. 다만 듣건대, 제독(提督) 이여송(李如松)이 갑작스레 평양(平壤)으로 되돌아갔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로 인하여 군사를 철수한다면 국가가 회복될 기일이 없을 것인바, 통곡하고 통곡하나 어쩌겠습니까.
본도의 일은 이미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군량은 쌀 한 됫박도 없고 백성들은 거의 다 굶주려 죽었으며, 죽지 않을 자들은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는 판입니다. 그런 데다가 씨 뿌릴 곡식마저 없는 탓에 앉은 채로 봄 농사를 망치게 되어 끝내 살아날 길이 없습니다. 이에 왜적들이 비록 물러가더라도 형세상 장차 살아남을 백성이 없게 되었으니, 더욱더 통탄스럽습니다.
호남(湖南)의 민력(民力) 역시 다 떨어졌으나 창고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곡식이 있습니다. 이에 씨 뿌릴 곡식을 나누어 달라는 일로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었는데도 역시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군사들을 먹일 쌀과 콩은 남원(南原)으로 실어 왔으나, 그들이 끝내 고개를 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쌓아 둔 채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내에서 중국 군사들을 영접하는 일은 어느 것 하나도 조처하지 못하고 있으니, 일이 생길 것이 틀림없습니다.
설령 중국 군사가 오지 않더라도 이 곡식으로 몇 달을 지탱하여 호남의 보장(保障)인 이곳을 완전하게 하는 것이 또한 옳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이 본도의 존망이 나라를 회복하는 기반이 되는 데에 크게 관계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마치 초(楚) 나라 사람이 월(越) 나라 사람 보듯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아 한갓 팔을 걷어붙이고 반대만 하고 있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영공(令公)께서는 민망하고 절박스러운 정상을 양찰하시어, 씨 뿌릴 곡식 수만 석 및 중국 군사들을 먹일 쌀과 콩을 즉시 이전하라는 일로 속히 공문을 내려주시기를 천만번 간절하게 바랍니다. 수양성(雎陽城)이 군량은 다 떨어지고 후원 군사는 오지 않아 함락당하여 지사(志士)들이 통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니 후세 사람들로 하여금 옛날 수양성의 경우와 같은 일을 보지 말게 하소서. 생전에 서로 만나 볼 기약이 없으니 베개에 엎드려서 피눈물만 쏟을 뿐입니다.

[주D-001]보내지 : 이 부분의 원문은 ‘환(還)’인데, 소주(小註)에, “어떤 본에는 ‘송(送)’으로 되어 있다.” 하였다. 번역은 소주에 의거하였다.
[주D-002]수양성(睢陽城)이 …… 함락당하여 : 당(唐) 나라 때 장순(張巡)과 허원(許遠)이 수양성을 사수한 고사를 말한다. 천보(千寶) 연간에 안녹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장순이 강회(江淮)의 보장(保障)인 수양성을 몇 달 동안 사수하고 있었다. 그런데 구원병이 오지 않아 양식은 다 떨어지고 힘은 다 소진되어 성이 함락되게 되자, 태수(太守)로 있던 허원과 함께 사절(死節)하였다. 《舊唐書卷187下忠義列傳下張巡》

학봉속집 4권 서(書) ●금훈지(琴壎之) 응훈(應壎) 와 김달원(金達遠) 해(垓) 에게 답한 편지

학봉속집 4권 서(書)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에게 답한 편지

삼가 10월 4일, 14일, 16일에 세 차례나 잇달아서 대감께서 보내 주신 편지를 받고는 채 다 읽기도 전에 감격의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을 스스로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듣건대, 두 분 왕자(王子)께서 적변(賊變)을 당하여 따라간 관원들이 모두 왜적들에게 잡혔다고 하니, 하늘을 우러러 가슴을 치면서 죽고자 하나 죽을 길조차 없습니다.

흉악한 왜적들이 아직도 물러갈 뜻이 없어 삼경(三京)에 예전처럼 주둔해 있고, 본도에 가득 차 있는 자들은 전에 비해서 더욱더 치성합니다. 진주(晉州)에서 패해 물러난 자들은 창원(昌原)의 성안에 모여 있으면서 사방으로 나와 분탕질을 하면서 백성들을 죽이고 약탈하는 것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성주(星州) 이상은 모두 왜적들의 소굴이 되었습니다. 의병(義兵)들이 비록 일어나기는 하였으나, 굶주림에 시달려서 거의 다 무너져 흩어졌으니, 장차 어떻게 책응(策應)하겠습니까.

지난번에 전 부사(府使) 최경회(崔慶會), 전 현감 임계영(任啓英)이 호남에서 기병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박성(朴惺), 조종도(趙宗道) 등으로 하여금 후원군을 보내 주기를 요청하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두 장수가 10월 중에 모두 병사들을 거느리고 후원하러 왔는데, 이로부터 왜적들이 자못 두려워하고 위축되어 감히 멋대로 나다니지 못하였으니, 그들이 후원해 준 공이 아주 큽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로는 왜적들을 토벌할 뜻이 없어 앉은 채로 군량만 허비하고 있어서, 잔약한 백성들이 군량을 실어나르느라 명령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데다가 창고의 곡식마저 다 떨어져서 군량미를 계속 댈 길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호남에 군량미를 풀기를 요청하였는데, 단지 수백 석만을 지급해 주었으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대개 호남과 영남은 이와 입술의 형세로서 본도가 함락되면 호남이 어찌 홀로 보존될 리가 있겠습니까. 지나간 일을 가지고 말하더라도 여름에 여러 왜적들이 금산(金山)을 경유하여 무주(茂朱)와 금산(錦山)으로 들어가자, 장수(長水), 남원(南原), 운봉(雲峯) 등의 여러 고을이 모두 성을 버리고 도망쳐 관고(官庫)에 쌓아 두었던 곡식이 하루 아침에 다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지난날 진양(晉陽)이 포위되었을 적에도 구례(求禮)와 남원(南原) 경내가 텅 비어, 여러 군(郡)에서는 모두 도망치려고 봇짐을 싸 들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본다면 본도가 함락될 경우, 호남만이 보전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가가 회복되는 것도 아마 기약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본도의 존망과 성패가 관계되는 바가 아주 큰데도 호남에서는 서로 구원해 줄 뜻이 없으니, 몹시 형편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조정에서 내리는 형벌과 포상이 날이 갈수록 문란해지고 있는데, 죄만 있고 공은 없는 자가 날마다 승진되어 발탁되고 있으며, 본도의 의병(義兵)과 장사(將士)들은 드러나게 배척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군정(軍情)이 해이해져서 모두들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니, 몹시 통분스럽습니다. 자앙(子昻) 김수(金睟)가 나랏일을 그르친 죄는 만 번 죽어도 속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호남과 호서의 원수(元帥)들은 모두 죄를 받았는데도 그만 홀로 면하였으니, 이것은 무슨 이유에서입니까?

그는 용인(龍仁)에서 패해 퇴각한 뒤로 큰 죄를 받을까 두려워하여 사실도 아닌 일을 장황하게 떠벌려 왜적을 정벌한 공을 세웠다고 위를 속였습니다. 그리하여 전후로 올린 장계에서 모두 승첩(勝捷)을 거두었다고 아뢰었으며, 백성들이 문드러지고 왜적들이 득실대는 상황에 대해서는 일찍이 다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변장(邊將)이 글자를 해독할 줄 아는 왜놈을 생포하였는데, 그가 ‘장왜(將倭)를 위하여 김 대장(金大將)에게서 비단 옷을 구해 얻어서 입히고 함께 데리고 갔다.’ 하였으니, 이것이 무슨 심술(心術)입니까?

저 성일은 외람스럽게도 지방관의 직임을 맡아 위로는 근왕(勤王)하지 못하고 아래로는 왜적들을 토벌해 섬멸하지도 못한 처지에, 한갓 구구하게 한 조각 땅만을 지킨 채 왜적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으면서 날마다 천토(天討)가 이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진양(晉陽)은 외롭고 위태롭습니다. 이곳이 함락된다면 일이 가망 없게 되는데, 목사(牧使)가 탄환에 맞아 아직 생사가 오락가락합니다. 본주의 일이 몹시 염려스러우므로 진영에 머물러 있은 지가 이미 한 달이 넘었는데, 성지(城池)와 병기(兵器)를 검사해서 정비한 다음 산음(山陰)으로 향할 계획입니다.

지난번에 유기(柳裿)가 보낸 편지를 보니, “태석인(太碩人)은 만복하시고, 응견씨(應見氏 응견은 유운룡(柳雲龍)의 자임)는 지금 임시 풍기 군수(豐基郡守)가 되었다.”고 하였을 뿐입니다. 다만 내려오는 왜적들이 수천 명씩 무리를 지어 함창(咸昌), 산양(山陽) 등지에 머물러 있으면서 깊이 예천(醴泉)의 서북쪽으로 들어가 날마다 도적질을 하고 있으며, 관군은 패해 무너져서 감사(監司)와 병사(兵使)가 이미 군대 없는 장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주D-001]두 분 …… 하니 : 왕자는 임해군(臨海君)과 순화군(順和君)을 가리킨다. 임진왜란 때 두 왕자가 함경도(咸鏡道) 회령(會寧)으로 들어갔다가 회령부의 아전으로 있던 국경인(鞠景仁)의 반역으로 인하여 가등청정(加藤淸正)의 포로가 되었다. 《燃藜室記述卷15 宣祖朝故事本末》
[주D-002]용인(龍仁)에서 …… 뒤 : 김수(金睟)는 임진왜란 때 경상우도 관찰사로 있으면서 전라 감사 이광(李洸)과 충청 감사 윤국형(尹國馨)이 근왕병(勤王兵)을 일으키자, 겨우 100여 명의 군사만을 거느리고 참가하였다가 용인(龍仁)에서 패하고 경상도로 되돌아갔다. 《燃藜室記述卷15 宣祖朝故事本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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