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우리의 문중을, 우리들의 조상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마음은 남녀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가지고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도 그때그때 순간일 뿐이라는게 안타깝다.

 

 

 

간단히 예를 들면,

어린이를 포함한 학생들에게는 갓쓰고 도포입은 모습이나 사진들을 보거나 어른들의 말씀들을 흘러 들을때 그러한 충동이 생길것이고, 나이가 들어 장가를 가면 처가에 가서 문중이나 집안질문에 답하기 곤혹 스럽고, 시집을 가게되면 시집 어른들께서 관심성 질문에 응대하기가 송구스러울 것이다. 좋은 가문에서 왔다는 젊은이가 알고 있다는 건 그저 "나의 집안은 좋은 가문이다" 일 뿐......


내집에 시집온 며느리가 내집(시댁) 종가문턱을 넘어본 이가 얼마나 될까? 출가한지 20년 후 친정 나들이를 갔을때 "너네 시집 가문에 대해 말해봐라~" 했을때 뭐라고 할까? 먹고 살기 바쁜 요즘의 세태에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야만 종친 모임에 참여할 것이고, 모임에 나가 본들 젊은 세대가 잘 없다보니 어울림이 자연스럽지 못하여 한두번 찔끔찔끔 기웃 거리다가 그만 둘 뿐이다. 흔히 말하는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종친 모임 이외에도 수많은 모임중에 중복되는 경우가 되면 종친 모임은 뒷전 신세가 됨도 그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그후...
자녀들 시집장가를 보내면서 그나마 길사에 기본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주위 친인척 분들과 자주 접하게 되고, 다니던 직장 정년퇴직을 하고나면 특별히 소일꺼리도 없고 찾아주는 이도 잘 없고 그야말로 갓끈 떨어질 나이에나 조상에 대한 생각을 할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어울림의 자유도 생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기에 이대목에선 참 죄송 하기도 하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젊을적 부터 대소가,문중, 심지어는 타문중까지 꿰뚫어 찾아 다니며 뿌리에 대한 공부를 하며 자신의 지식을 채워가며 타인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는 이들도 많다.

 

 

이쯤에서 몇년전 들었던 멋진 한마디가 생각난다.

"작금에는 지식인들은 많으나 지성인들이 많지 않음이 안타깝다"
지식인이라 함은 많은 교양을 쌓고 익혀서 그 분야에 해박한 논리를 가지고 있으며 질문에 대한 답변이 늘 준비되어 있는 부류이며 학술,교수등의 제도권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자신이 스스로 배우고 익히거나 윗 어르신 들께 습득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이분들의 위치는 미국 프로야구에 비교한다면 "메이저 리그 그룹"이다.


 

 

이분들께 감히 말씀 올리고 싶은 말은 내가 안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정도 쯤이야" 안다...라고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

그러나 지식인들의 수많은 노력과 학습을 통해 쌓아온 지식들이 인터넷 문화의 급속한 발전과 인터넷생활의 습관에 따라 어쩌면 지식인 만의 독점력을 위협받고 있음도 간과할수는 없다. (다만 예학이나 제례등 틀에 짜여진 간단한 부분만을 말함) 그러나 자신의 직계선조님들의 체계적인 지식은 눈높이 전달교육이 없으면 알아지기가 거의 불가능 하다.

 

 

그렇다.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나눔을 주는 "지성인"이 되어 주십사~ 하는 말이다.

나보다 많이 알고 있는 당신들께서 대상이 젊든 나이가 들었든 간에 누군가가 알고자 하는 부분들을 쉽게 풀어서 당신들과 같은 수준까지는 아니드라도 스스로, 혹은 자식들에게 뿌리에 대한 교육을 하거나 대 물림 할수 있도록 그 지식들을 나누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나름 많이 알고 있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딱 한군데에서 걸려 더이상의 진전이 되질 않는다.

 

 

"공부를 해라.."

"수많은 문집이나 책자로 발간도 되었고, 모임에 나오면 들을수도 있고, 뭐든지 알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알수가 있다."

 

즉~ 관심 부족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또한 극히 교과서 적인 답변이고 진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구나 이 한마디 말에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맞서 대응할 뒷말이 없다는 점이 더 기가 막힐 뿐이다.학창 시절부터 생존경쟁에 떠밀려 공부할 시간도 모자라 운동할 시간도 취미생활 할 여유도 없고,졸업을 하면 공부걱정은 떨쳐 버렸으나 또다른 무한경쟁 틈바구니에서 헤어 날수가 없다. 조상에 대한 대화는 수학공식처럼 외워야 할 필요도 없는 부분으로 전락한지도 오래이고 더구나 핵가족화 된 생활속에서는 들어 볼 기회조차도 없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관심을 가져라, 그러면 알것이다'를 무조건 요구할 수도 없는게 아닐까?.그렇다고 해서 '난 모르니 니들이 알아서 하그라' 하며 마냥 내버려 둘것인가?

 

 

"요즘 젊은이들이 문중이나 조상에 대해 뭘 알기나 할까?" 라고들 하신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장남들은 그나마 조금은 낫지만 장남이 아니면 조상을 몰라도 된다는 말은 아니지 않는가? 그들에게 교육을 해야할 당사자들이 모르는데 누구를 탓한단 말인가? 앞에서 말한 지식인들, 그 형제들에게 물어보라. 모두가 자신들 만큼 알고 있는지를~ ... 즉~ "나는 공부하고 드나들며 배워서 알지만 너희들은 왜 공부를 안하느냐?" 라고 질문을 던지고 앞으로 공부를 해서 나만큼 알아라~ 한다면 과연 그게 그들에게 할수 있는 합리적 충고인지를?

 

 

"너희들 세대에서 제사를 지낼 것인가?" 라는 설문조사에 안 지낸다는 답변이 절반도 넘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거추장 스럽게 왜 지내야 하는가?" 이다. 그것을 나무라기 전에 제사의 의미를 알게 해 주어야 한다. 모르는건 당연히 불편할 뿐이다. 왜? 문을 여는지, 왜? 조율이시 인지, 왜? 향을 피우는지, 왜? 두번 절하는지 재미있게 가르쳐서 그 내용을 알고 이해를 한다면 번거롭고 거추장 스럽다고 할까?


 

 

이곳 저곳 행사마다 다니시는 대종회 감사 창현 아제께서 홀기에 대한 질문을 주시고,대구의 태원형님께서 홀기 하나하나를 풀어서 답변 해 주신것을 핸드폰 메모장에 넣어두고 반복 습득하면 아하!! 다음번 오토재,죽산재 가면 뭔 말인지 알겠구나 싶다.지난달 5만원 짜리 도포를 사입고 예천 용궁 소천서원(전원발 선생) 향사를 가서 찬인(알짜,찬인)을 해보면서 더듬 거렸지만 홀기만 제대로 알면 더듬거릴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창현아제께서 아주 구체적으로 모르셔서 질문 할 수도 있었겠으나 제 짐작엔 더 많은 사람들이 알수 있도록 일부러 공개적인 질문을 던져 주신것으로 생각한다.이러한 부딪힘이 진정 필요한 교육인 것이다.(원동파 카페)

 

 

"큰형님..그러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겠습니까?" 라고 되 묻는다면 우선 작은아부지, 젊은 아재비들부터 슬슬 꼬리를 감출 것이다.그들 역시 엷은 지식의 똑같은 궁색한 상황이니 말이다. 조상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은 예비고사도 아니고, 수능과목도 아니고, 건강강좌도 아니고, 진급시험 과목도 아닌것이다. 강요를 하는 방법이 아닌 재미있게 배울수 있도록 그 분위기를 만들어 줄수있는 방법론 부터 준비해 주어야 한다. 까놓고 솔직히 말해서 20명이 모여 앉으면 문중이나 조상에 대해서 나만 모를까? 나머지 분들은 어느 정도의 범위와 깊이까지 알고 계실까?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자.


정년 퇴직을 했거나 자녀들의 혼례를 다 치룬 상태의 연배에서도 답답함은 마찬가지이다. 그분들은 이미 사회생활에서 나름대로 그 전문직의 장을 수행하신 분들이다.그러나 사실상 그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문중 혹은 조상들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위한 방법이 어떤게 있을까? 각종 행사 ...대구의 경우 오토재,죽산재, 대종회 총회, 대구종친회 총회, 각 문중별 년중모임에 참여 한다해서 얻을수 있는게 한계가 있고 알고리즘의 토론 자체가 되질 않는다. 모임이란 것이 포럼이 아니라 오가는 시간과 특정행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분들이 모두 인터넷을 손쉽게 접한다거나, 이곳 저곳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서적들을 접할수 있다고 볼수 없을 것이다.인터넷을 모르면 인터넷을 가르치고, 어떤 서적으로 공부 하라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모르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마냥 답답하기만 할 뿐이고, 연세가 높으신 분들은 체면상 어디 물어볼 데도 없다.

 

 

이렇듯 관심을 가지고 있을 분들에게는 그나마 "마이너 리그 그룹"이라고 이름 붙여 드리고 싶다. 그러기에 그분들이 뭔가 지식이 고플 때에 자연스럽게 그 지식들을 채워줄수 있도록 나눔을 주는 지성인들이 되어 나타나 주기를 바랄 뿐이다. 종친들의 만남의 장소에서 술한잔 곁들여 정을 나누는 것 또한 아주 멋지고 알찬 커뮤니케이션임은 인정하지만 먹고 마시면서도 불특정한 주제를 놓고 충분히 강의,강연 할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주제를 던지면 답으로 나올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다.

 


1) 만남의 시간이 부족하다?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시간은 있다.

 

 

2) 모일 사람들이 없다?

5명이면 어떻고 20명이면 어떤가? 처음부터 교실하나 채우고 버스한대 채워야 한다는 발상이면 100년이 걸려도 못한다.

시작은 어설프고 궁색해도 해보지도 않고서 미리 포기 한다?

 

 

3) 경비가 소요 되어서 문제이다?.

시도해 보았는지 의문스럽기도 하지만, 점심을 먹고 모이면 돈 들것도 없다.
이러한 플렌이 준비 된다면 그정도 경비는 자청해서 돌아가며 지갑을 열어줄 종친들이 있을수도 있다.

 

 

4) 장소가 없다?

찾아보면 많다. 종친님들의 사무실, 강의실, 서예실, 가정집이면 어떤가?. 문중에서 관리하는 서원이나 대청이면 어떤가?

 

 

5) 윗 네가지 항목은 그야말로 핑게일 뿐이다.
할려고 시도 했거나, 현재에도 해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잣대이다.

 

"그정도 문중일을, 선조들의 알고리즘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 라는 잣대로 보기 때문이다.
"알고 싶으면 네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지 누가 깨우쳐 주기를 바라지 말라" 하면 더이상 할말이 없다. 다시 보기 싫을 정도의 글로 위에 나열한 것들이 부끄러워 질 뿐이다. 내가 안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그정도는 알고 있다고 섣불리 판단 하거나, 네가 모르는건 네가 스스로 깨우쳐라..고 한다면 '소수의 메이저리그'만 존재 할 뿐이다. 결국 세월이 흐르면서 가르침을 주실 어르신들이 이세상에 계시지 않을 무렵 후회를 한들 알짜배기 지식을 다 놓친 후에 '마이너 리그'들 끼리의 각축장이 될 뿐이다.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를 합한 우리 모두의 리그를 구축해야 한다.

 

 

가능하면 좀더 쉽게 깨우칠수 있도록, 듣고 느끼고 질문하고 답을 듣고 이해하고 싶은 것이고 그러한 기능이나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코를 꿰어 억지로 모이게 하는것이 아닌,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고 그 지식을 습득한 분들이 자식들 혹은 타인과의 교류의 장에서 또 다른 재교육을 통해 우리들 뿌리의 맥을 이어 가자는 것이다.

 

 

두명이면 어떻고 20명이면 어떤가?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지식을 나눠 주는것 보다 더 뿌듯함이 또 있을까? 인생이 성적순이 아니라는 영화제목처럼. 알고 모르는게 나이 순도 아니다.성장하는 시대적인 배경, 환경등에 따라 부족했던 지식을 이제라도 알고자 하는 어르신들과,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양식을 쌓기도 하고 아랫세대에게 대물림 해 주고싶은 젊은이들, 점점 옛것들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어느 한 축도 게을리 할수 없는 것이 교육이고 그 교육은 누군가가 나서서 해야만 한다.

 

 

거창하게 포럼이라고 할것도 없다.

그냥 공부방 정도로 이름 붙이고, "누가 할래?" 하지말고 할수 있는 분들이 먼저 시작하면 된다.
교육을 시키는 것이나 교육을 받는 것, 토론을 하는 것은 훈련이다.
누군가가 훈련을 시작하여 기틀만 잡힌다면 그 훈련의 연장선은 언제까지나 이어질수가 있다.
말로만 할게 아니라 그 시작이 문제이다.

 

 

참고 : 급하게 쓰며 수필체의 문장이다 보니 올림체가 아니며, 당신이라는 단어는 3인칭 극존칭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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