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4월 제9차 이산가족 상봉 때 북측은 통일부 관계자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천출’ 발언을  문제 삼아 이산가족 상봉(相逢)을  한때 중단 시켰다.

 

당시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에 있는 ‘천출(天出)명장 김정일 장군’이란 글귀를 보고 ‘천출(賤出)은 천민이란 뜻도 있다’고 말해 일어난 일이다.

이처럼 한자의 “천 ”자의 음과 뜻을 한글발음으로 해석하는 동음이의어 (同音異義語) 의 차이에  따라 오해를 불러온 것이다.


최근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75%이상이 본 회의장 및 상임위원회 회의장의 의원 명패 (名牌) 를 한글로 표기할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명패 자율 제” 로  열린 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당선자 총 162명은 모두 한글 명패 사용을 신청했고, 한 나라당에서 의사를 밝힌 90여명 중 65명이 한글 사용을 원해 전체 의원 정수 299명 중 220명이 넘는 의원들이 한글 명패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비율(比率)은 16대 임기 종료를 앞둔 지난 1월 현재, 한글 명패를 사용한 의원 비율인 42.1%(114명)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한글 명패로의 변화 추세를 보며 그저 반겨야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한글 명패를 신청한 국회의원의 이름이 순수한 한글 이름인지, 아니면 한자로 작명 (作名)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한글 명패 사용을 굳지 문제 삼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의 이름이 순수한 한글이름이 아니라면 한글 이름 옆에 한자로 토를 달아야 이치에 맞지 않나 싶다.


최근 모 대학의 기초한자 시험에서 신입생들의 한자 실력이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나아가 초, 중등생의 상용한자 (用漢字) ‘1800’ 확대 교육에 따른 찬반의 논란이 뜨겁다.


한글의 우수성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한글이 독립적으로 쓰이는 것보다. 한문과 병행(竝行) 사용될 때 구어적이나 문어적 표현이 최고조를 이룬다는데 있다.

요즈음 한창 언론에 자주 회자되는 “북핵 6자회담” (北核 6者會談)을 예로 들어보자.

 

이 문장을  우리말에 가장 가깝게 표현 해본다면 “또 다른 우리나라 사람들이  터지면 버섯구름 모양으로 사람을 많이 다치게 하는 것을 만들려 하는데 걱정이 되여 이웃의 여섯 나라 사람들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 ”정도가 될 것이다.

적절치는 않지만 6자의 글자로 충분하던 표현이 자그마치 64자로 늘어났다.


최근 중국과 일본 나아가 아시아 각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韓流) 열풍을 살펴보자.


한류를  우리말 그대로 한류라고만 표현 한다면 그 한류의 뜻이 정확히 무엇 인지도 불분명 할 뿐더러 자칫 일기예보를 연상하고 찬물이흐른다는  한류 (寒流)로도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화여대 (梨花女大)를  “배꽃 동산 처녀들의 큰 배움 터” 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이처럼 우리의 말과 글에 한자가 없으면 구어적이나 문어적 표현이 상당히 까다롭다.

또한 현실적으로  이러한 긴 한글 표현법으로  모든 문장을 작성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용어의 70% 이상이 한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아마 축약된 한문과 숙어(熟語)의 문장이 없다면 우리 신문이나 서적의 지면은 현재 분량의 몆 십배도  더 발행해야 하는 낭비와 수고를  감수(甘受)해야 할 것 이다.


하지만 한글 사랑을 앞세워  한자를 배재하는 풍토는 한글 표현법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다듬어진 한글 보급 없이 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2,000여 년을 써 온 것을 ‘구식 옷’이라 하여 버리자고 하여서는 안 된다.

 

한자를 배척(排斥)하기에 앞서  우리는 날로 늘어나는 무분별한 국적불명의 신조어를 비롯하여 조, 합성어나 난해한 외래어와 같은 언어파괴의 현상을 더 경계해야한다.

 

한자는 한글이 창제 (創製) 되기 전인 기원전 2세기경부터 사용해온 갑골문자(甲骨文字)이며 . 한, 중, 일 삼국은  지형학적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음 을 부정할 수  없다.


기록과 표현의 수단에 있어서  한문이 배제된다면 서예 (書藝)나 역사의 심도있는 학문적 연구에는 접근할 수 없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앞선 이글 본문 중에는  한자의  문어적  표현이 상당량  구사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정서상 그다지 한자에 대한 이질감을 느낄 수 는 없다.

그 만큼 한글과 한자의 병행은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글의  일부로  발전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의 한자, 한문에 대한 인식의 문제는 별개의 것으로 다른 각도에서 연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문을 우리 한글과 동일선상에서 취급하는 오해로 한자, 한문을 홀대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기업과 활자매체인 신문사의 신입 사원시험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한자의 필요성을 바라보며 심히 우려되는 바가 크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 유산으로써 우리가 온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八萬大藏經)은 한문으로 된  국보 32호이다.

 

바뀌거나 새로운 것이 모두 개혁(改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대안 없이 한자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음을 명심(銘心)해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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