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hawks

김창현
 

 

위의 그림은 가장 미국적인 풍경을 그렸다는 에디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

 

이그림에 엄청난 영감을 받은 거장 감독 Robert Bernard Altman(1925-2006)은 

<A Prairie Home Companion>이란 유작을 남기고 떠나갔다.

 

영화속 어두운밤, 한적한 도시 한복판에 있는 식당의 불빛은 환하다.

어둠에 묻힌 거리에서 식당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식당안에는 중절모에 더블 버튼 정장의 한 신사가 식사를 하고 있을뿐 다른 손님은 없다.

식사를 마친 신사가 문을 열고 나오면서 독백이 시작된다.

"나의 이름은 Guy Noir, 프레리 홈 컴패니언 이라는 라디오 쇼를 운영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미 골동품이 되어버린 라디오 쇼의 소유주, 가이 느와르(어둠의 자식)의 독백에 따르면

그 쇼가 오늘 마지막 공연 이란다.

그리고 영화는 30년이 넘는 세월을 지켜온 쇼의 백 스테이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눈물 대신 웃음이, 호들갑과 서운함 대신 떠나가는것을

지켜보는 담담함이 엿보이는 무대뒤 풍경은  노 감독이 세월을 대하는 태도가 고즈넉히 녹아 있다.

 

이 영화는 출연배우로 보면 결코 만만한 영화가 아니다.

Woody Harrelson, L Q Jones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켜 완벽한 실내 앙상블을 만들어 내고

또 연기파 배우들은 이 영화에 삶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기 위해 열연 한다.

그리고 노감독 역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듯

자신의 영화인생을 정의하는 표시를 남긴다.

 

2006년,알트만은 이영화를 만들고 이세상을 떠났다 .

 

환한 불빛의 식당과 고독해 보이는 손님과 웨이터가 있는 영화의 첫 장면은 

도시의 익명성과 외로움이 묻어나는  에디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과

오버랩 된다.

노 감독은 특유의 자신의 방식으로 에디 호퍼에게 존경을 전한다.

그동안 자신이 만든 영화도 호퍼의 그림과 다르지 않게 미국의 진경을 담아냈다고 

무언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Guy Noir는 사실 화가 호퍼 이자  감독 알트만 이다.

 

그림속에 나란히 앉아 있는 손님은 화가 자신과 그의 아내라는것은 다 알려진 사실 이다.

또 노감독은  그림속 호퍼처럼 차려 입은 Guy Noir의 입을 빌어

한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그리고 자신의 영화 인생도 쇼 처럼 저물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일생을 뉴욕에서 보냈던 호퍼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식당을 모델로 이 그림을 그렸다.

 

뉴욕, 뭔가 많은 사연을 안고 밤을 지새는 사람들이 사는곳.

호퍼의 그림 속에는 가슴을 저미는 외로움이 있고

거장 알트만의 영화속에는 호퍼의 그림이 지닌 스산함을 담고 있다.

현대도시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화가.

그리고 그 도시가 거대해지며 생기는 모순, 욕망을 그려낸 거장 감독.

두 예술가는 시간을 초월해 작품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낙엽이 딩구는  가을에.

 

 

씨야  김      창      현

Oct  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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