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내일에 대한 상념


    삶이란 깜깜한 深淵 abime과 심연 사이다.
    원래 심연이란 낱말은 Baudelaire의 <惡의 꽃>에 나오는 詩語지만, 쉽게 이야기 하면 떠나온 심연은 엄마의 자궁이고 가야할 심연은 우리는 어디인지 모른다.
    물론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갈 심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올더스 헉슬리나 토인비, 아이슈타인, 네루 등 수많은 이땅에 살았던 현인 석학들이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겠다며 불가지론자Agnosticiste로 자처하고 떠나갔다.

    사람은 참으로 별난 동물이다.
    모든 동물은 생식능력이 마감되면 죽는데 자연계에서 오직 사람은 번식기가 끝나도 상당기간 생명을 이어간다. 동물의 존재이유는 모름지기 번식인데 사람만이 자식을 낳지않기 위해 스스로 산아제한 까지 한다. 억겁의 지구 생명 역사 가운데 스스로 출산율을 낯추는 생물은 오직 인간 뿐이다.

    의학과 공중위생의 발전으로 인류는 백세인Centenarian시대를 이제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 번식기 Reproductive period와 후번식기 Post reproductive period로 우리의 삶을 50년씩 나누어 생각 하지 않을 수 없고 인생을 이모작 하자고 최재천교수 같은 학자는 열심히 외친다. 그러나 번식기, 후번식기라고 따지지만 정력이 절륜인 사람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공염불이다.
    예를 들면 앤소니 퀸 같은 배우는 여든한살에 34살난 아내로부터 13번째 자녀 딸을 얻었고, 파파로티도 69세때 35살먹은 꽃다운 아내 사이 딸을 낳았다. 래리 킹도 67세때 전립선암을 앓으면서도 49살난 아내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얻었다.
    그러고 보니 제1인생은 오름인생은 성공을 위해 땀흘린 인생이고, 제2인생 내림인생은 삶의 의미를 찿아 떠나는 새로운 여정이다.

    나이를 구분하고 그것을 인식하는 방법은 참 여러 가지가 있다.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 편에서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 志學, 30에는 확고히 서고 而立, 40에는 미혹되지 않고 不惑, 50에는 천명을 알고 知天命, 60에는 귀가 순해지고 耳順, 70세에는 마음이 하고싶은 바를 쫒아가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從心 不踰矩라고 했다.
    유가사상을 백과사전식으로 총정리한 예기禮記에서 나이를 구분한 방식은 어떤 원칙 보다 주로 한자를 파자한 뜻에 따라 부르는게 참 다양하다. 좀 구닥다리 소리 같지만 간혹 우리 실생활서 쓰는 용어들이 썪여 있으니 재미삼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10세-유幼라고 하여 이때부터 배우는 나이로 쳤다. 15세-육척六尺, 주周나라의 척도로 1척은 두살 반을 의미. 예를들면 삼척동자란 소리는 일곱살 반이다. 16세-과년瓜年, 파자破字하면 八八, 즉 16세, 결혼적령기 20세-약관弱冠, 남자 갓 쓰는 나이 방년芳年, 여자 꽃다운 나이 30세-장壯, 집(家, 妻)을 가진다. 40세-강사强仕, 벼슬을 나가는 나이, 40을 强이라고 표현 48세-상년桑年, 桑을 파자하여 十자 4개와 八자 하나로 본것 50세-애 艾, 官政을 맡아 정치할 나이 60세-기 耆, 남에게 지시하고 부리는 나이 61세-화갑華甲, 화華자를 파자하면 十자 6개와 一자가 있다. 70세-고희古稀, 두보의 詩, 曲江서 유래. 人生七十古來稀 71세-망팔望八, 팔십을 바라본다는 의미 77세-희수喜壽, 喜자를 초서로 쓸때 七十七 처럼 보여서. 80세-산수傘壽, 傘자속에 八十이 들었다. 81세-반수半壽, 半자 파자하면 안에 八十一. 88세-미수米壽, 米자 파자가 八十八. 90세-졸수卒壽, 卒자의 속자가 아홉구 밑에 열십에서 유래 -동리凍梨, 언凍배梨란 뜻, 즉 얼굴의 반점을 표현 -모 耄, 죄가 있어도 벌을 줄수 없는 나이 91세-망백望百, 장수의 축복 기원. 백을 바라보는 나이 99세-백수白壽, 百에 하나 빼면 白 100세-기 期, 기린다는 뜻

        <자연의 유일한 실수, 남자>란 책을 쓴 영국의 유전학자 스티브 존스는 남성의 인생 구분을 호르몬 분비의 변화에 따라 일곱시기로 나누었다. 또 여자는 약 200만개의 난모세포를 갖고 태어나 사춘기를 거치면서 40여만개를 추려 35년동안 4주마다 한번씩 난자를 배란한다고 설명한다. 한살 두살 햇수를 계산하는 방식에서는 벗어나 상당히 과학적 접근법 이다. 〈A Fresh Map of Life〉를 쓴 피터 라스렛은 사람의 생을 대개 4시기로 나누었다.
        첫 시기는 의존, 사회화, 미성숙, 교육을 특징으로 꼽았고 두 번째 오는 시기는 독립, 성장, 책임, 돈을벌고 저축을 하는 시기로 봤다. 세번째로는 개인적 성취가 달성되고 마지막으로 의존, 노쇠, 죽음의 단계로 구분했다.

        그러나 유엔에서 나이를 접근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어떤나라에 65살 넘는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Aging society,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 넘으면 초고령사회 Super aged society로 구분 한다. 그런데 세계가 공통적으로 쓰고 있는 이 65세란 인위적 정년년령 설정에 Peter Drucker같은 석학은 강력한 이의를 제기한다. 65세 정년제는 미국이 1936년 공적년금제도를 채택하면서 설정한것인데 지금 실정에 맞춰 재설정 하면 모든 여건을 보아 79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기사 옛날 농경시대에는 은퇴나 정년이 없었다. 큰밭 갈다가 나이들고 힘에 겨우면 텃밭을 돌보았을 뿐.

        한국은 10년뒤 고령사회에, 18년뒤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는 노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부양해야할 노년인구는 의학의 발전으로 점점 많아지고 너무나 풀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있다.
        2020년경, 서구의 베이붐세대가 은퇴하는 시기가 오면 인구의 고령화에 따르는 충격이 핵폭탄보다 더 큰 어마어마한 파장을 인류에게 가져다 줄것이라고 Paul Wallace는 경고하고 있는데 이를 그는 년진年震 Agequake라고 이름 지었다.
        지구의 인간수용능력Human carrying capacity이 5억명서 15억명 사이라는데 현재 65억이 바글거리니 자원 식량 등 전체 인류의 생존문제가 심각하다.

        1972년 발표된 로마클럽 <성장의 한계 The limit to growth>나 에너지분야의 Peak oil이론 등 수많은 경고가 이미 나와있지만 해결방법은 아무데도 없다. 2000년전 예수가 유대땅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할 때 지구인구는 4억,
        1800년경 인구추산이 8억, 18세기만에 사람 숫자가 더블이 되었지만 1850년부터 150년동안 8억에서 65억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폭발이란 말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은 없다.
        유엔은 21세기 중반에 90억을 채우리라고 예측하는데 <성장의 한계>가 나온지 30년만에 나온 <성장의 한계를 넘어 Beyond the limit to growth>란 보고서를 보면 세계인구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말한다.
        그 줄어진다는 인구속에 나와 나의 사랑하는 자손도 포함 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사태가 정말 심각해 지는데, 이 우주의 유일무이한 지구라는 초록별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길고 건강한 노후가 되었으면 하는 우리 모두의 바램과, 지구는 만원이니까 나이 많은 이들부터 주저없이 사라져 주어야 한다는 이율배반 앞에 그저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다.

        지상에 살았던 사람중 최고령 기록은 2004년 죽은 프랑스의 깔망할매가 보유하고 있는데 물경 122살. 320개의 고려시대 묘비를 분석한 한림대 사학과 김용선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고려때 이땅을 산 귀족들의 평균 수명은
        39.7세, 왕은 42.3세, 스님은 껑충뛰어 70.2세 였다고 한다. 깔망할매와 고려사이엔 격세가 가로 놓였다.

        그런데 노화연구의 세계적 두 석학이 벌이는 내기가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The Immortality for Quest〉를 쓴 제이 올샨스키와 <인간은 왜 늙는가?>를 쓴 스티븐 어스태드가 지금 물경 $5억 달러짜리 내기를 하고있다. 먼저 각자 $150씩 내고 매년 $10씩 150년을 더낸다. 이 두사람이 죽은 뒤에는 후손들이 내기돈을 내게 되어 있다. 2150년이 되었을때 150살 먹은 사람이 있으면 스티븐 어스태드의 후손이 $5억 달러를 갖고, 없으면 제이 올샨스키 후손이 내기를 이긴게 되어 $5억 달러를 타가게 되어있다. 만약 두 학자에게 상속인이 없으면 내기돈은 지정한 연구소로 간다. 스티븐 어스태드가 이기게 되어 있다면 150살 까지 살 사람은 이미 태어나 우리와 함께 지금 이 지상에서 함께 호흡을 하고 있는셈이다.

        며칠전 요미우리 신문의 긴 칼럼이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서 뛰고 있는 포크볼의 세계적 달인 노모 히데오野茂英雄가 오는 8월 31일 40세 생일을 앞두자 “당신의 나이는 당신의 이름 뒤 괄호 안에
        들어 앉은 숫자일 뿐”이라고 명문의 격려사를 써주었다.

        그래 되잖은 이글을 읽어준 당신도 당신의 이름 뒤에 괄호 열고 당신의 나이를 곱게 모셔버려라.
        나처럼 -


        金 昌 鉉 (69)
        June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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